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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갑질과 성폭력으로 얼룩진 공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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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BS '시사팩토리 100.3 금요판'×울청넷 '나울통’

-갑질 북구보건소장 인사위 곧 열려
-소장 직위해제, 징계로 볼 수 없어
-보건소 직원들 보복당할까 두려워
-북구청 성희롱, 소청으로 감경돼
-30년 전 성폭력, 아픔 여전할 것
-시청노조 성인지 감수성 아쉬워
-실태조사 자체를 비판할 수 없어
-울산시청, 기초자치단체에도 갑질
-위탁기관에 ‘주무관법’ 갑질 만연
-공무원 갑질 근본적 개선 필요해
-기초자치단체 재원 확보 우선돼야

■ 방 송 : 울산CBS FM 100.3
■ 방송일 : 2020년 6월 5일 오후 5:05~5:30
■ 진 행 : 조강래, 이동훈, 이태인
■ 출 연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 북구지부 정재홍 지부장‧강승협 조직부장, 울산신문 정혜원 기자
■ 음 악 : 길기판
■ 기 술 : 이창수
■ 조연출 : 엄유미
■ 연 출 : 김성광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제작 지원을 받아 울산 CBS와 울산청년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시사팩토리 100.3 금요판’이 돌아왔습니다. 25분여는 라디오 주파수 FM100.3과 온라인 노컷뉴스로, 나머지는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과 유튜브에서 ‘나울통’을 찾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조강래> '잊음에 저항하는 것은 인간성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몸짓이다' 故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너 없이 걸었다'의 한 구절입니다. 시인은 작고하기 직전까지 자신이 살았던 독일 뮌스터를 배경으로 책을 썼다고 하는데요. 책에는 독일 사회가 나치의 만행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를 보며 허수경 시인은 누군가 겪은 억울한 일을 잊는 순간, 인간성을 상실할 수 있다며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86.2%’, 울산시청 내 성폭력 피해 경험 수치죠. 이 실태조사 결과를 비롯해,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북구청 성희롱고충심의위원장, 직장 갑질로 인사위를 앞둔 북구보건소장 등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일들이 참 많습니다. 참고로 북구보건소장에 대한 인사위는 6월 달 중에 열린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성폭력과 직장 갑질로 얼룩진 공무원사회, 개혁이 필요해’라는 주제로 파워인터뷰 준비했습니다. 저는 시사팩토리 100.3 금요판과 팟캐스트 나울통의 진행을 맡은 조강래입니다.

◇이동훈> 안녕하십니까, 법률전문가 이동훈입니다.

◇이태인> 안녕하십니까, 완벽 정치해설가 이태인입니다. '주무관법'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무원조직과 함께 근무하는 한 위탁기관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말이라고 하는데, 업무를 진행하면서 계획과 지침보다는 담당 주무관의 말 한마디가 더 중요한 '주무관법'. 국민권익위가 공공기관 갑질 관행을 뿌리 뽑겠다며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 및 시행한지 1년이 넘은 지금, 과연 공무원사회는 얼마나 변하였을까요? 분명한건, 여전히 우리는 공무원사회를 '권력의 갑질이 만연하는 사회'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겨울왕국2 OST죠, "Some things never change"

◇조강래> 네, 겨울왕국2 OST죠. ‘Some Things Never Change’ 듣고 오셨습니다. 오늘은 스튜디오에 손님 세 분을 모셨습니다. 스튜디오가 아주 꽉 찼습니다. 열기도 아주 후끈후끈하네요. 첫 번째로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울산지역본부 북구지부에 정재홍 지부장과 강승협 조직부장 모셨습니다. 그리고 울산신문의 정혜원 기자도 함께 모셨습니다. 세 분 안녕하세요.

◆정재홍> 네, 안녕하십니까.

◇조강래> 세 분, 정재홍 지부장부터 청취자들께 짧게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재홍>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 북구지부장을 맡고 있는 정재홍입니다.

◇조강래> 네, 우리 강승협 조직부장님?

◆강승협> 반갑습니다. 같은 활동하고 있는 조직부장 강승협입니다. 반갑습니다.

◇조강래> 정혜원 기자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혜원> 안녕하십니까. 북구청 출입을 맡고 있는 울산신문 사회부 정혜원 기자입니다.

◇조강래> 세 분 이제 시작할 텐데, 긴장을 조금 풀어주시고요. 아까 제가 인사를 드렸는데 인사를 안 해주셔가지고 살짝 서운할 뻔 했습니다. 네, 좋습니다. 그럼 파워인터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저희 방송 주제가 '성폭력과 직장 갑질로 얼룩진 공무원 사회, 개혁이 필요해'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제와 관련된 출연자분들을 모신 건데요, 직장 민주화를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무원 두 분, 그리고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기사를 썼던 기자 한 분입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지난해 북구에서도 성희롱 사건이 공무원 사회를 휩쓸고 지나갔죠. 북구청 노조에서 이에 적극 대응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난번 저희 방송에도 성폭력 관련 주제가 나왔었는데, 울산시청 공무원노조의 임순택 노조위원장은 '30년 정도 공무원생활을 하면서 당한 성폭력을 다 끄집어내면 어떻게 하냐. 성폭력실태조사 부정한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 대응과 비교했을 때, 북구청 공무원 노조의 대응은 상당히 달라요. 정재홍 지부장님 자세히 좀 이야기해주시죠.

◆정재홍> 먼저, 저희가 울산시 공무원노조 노조위원장 발언에 대해서 같은 노동조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평가를 한다는 건 좀 부적절한 거 같고. 다만, 최근에 언론을 통해서 많이들 아시겠지만 56년 전에 성폭행을 당했고, 그 과정에서 저항을 하다가 가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옥살이를 했던 사건이 있었고, 그 여성분이 재심을 신청하셨습니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이 설문조사와 관련해서 30년 전에 일어났던 성희롱, 성폭행,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왔다는 것은 해당 여성분이, 여성 공무원이 아직도 그 아픔을 가지고 있고, 현재 진행형인 문제라는 거죠. 그래서 이건 성감수성과 관련된 문제라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같은 공무원 노동자로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성희롱, 성폭력 사건이 원래 지침 상 마무리가 되고나면 사업장에 있는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게 되어있고, 설문조사는 노동조합이라든가 기관을 배제한 전문기관에서 하는 거고, 그 사실을 통해서 저희가 우리 조직의 문제를 다시 한 번 보고, 그 조직의 문제를 그대로 바라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되는 거지 그 설문조사를 비판하는 것은 참 잘못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강래> 새로운 계기로 받아들여야 된다, 실태조사결과를. 네, 그렇다면 그런 동기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겠네요. 지난해 북구청에서 있었던 성희롱 사건 개요를 정혜원 기자께서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혜원> 이 사건은 공무원노조 북구지부가 지난해 5월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식적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당시, 노조는 기자회견하기 이전에 3월 북구청 간부 공무원의 성희롱 발언 제보를 조합원으로부터 받고 문제 제기를 하며 성명서를 발표했었죠. 그때 당시 문제 제기를 했던 노조와 피해자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가해자인 고위 공무원은 제보자를 색출하는 등 2차 가해를 주장하면서 기자회견 및 성희롱 신고까지 진행하게된 겁니다.

◇조강래> 아, 2차 가해가 있었군요.

◆정혜원> 또 당시에 고위 공무원이 구청 내 성희롱 고층심의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어서 더 논란이 되기도 했었죠. 그래서 이걸 안 북구청은 당시 바로 직위해임을 하긴 했지만, 그때 당시에 이런 직에 있는 사람이 이런 가해를 저질렀다는 것은 일반시민들이 보기에도 되게 논란이 있을 소지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또 북구청에서 구성한 성희롱 피해조사 완료 후에 징계의결 요구를 울산시 인사위원회에서 상정되고 나서야 가해 당사자는 직위해제가 됐습니다. 그 몇 달 간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기 때문에, 당시 노조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즉각 분리조치를 해야 된다고 주장을 했었지만, 결국 이행되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 또 있었죠. 결과적으로 울산시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 강등 결정을 내렸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고위 공무원은 해당 결정은 불합리하다며 소청을 했고, 최종적으로 한 단계 감경돼 정직 3개월로 결정됐었습니다. 이런 것에 있어서 결과는 부당하다고 노조 측에서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른 성희롱은 공적을 감안해 감경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청으로 감경했다고 또 다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었죠.

(그래픽=조강래)

 



◇이태인> 정 기자님, 북구 출입기자시잖아요. 북구에 또 다른 이슈가 있던데요. 직원들 대상으로 3년 가까이 직장갑질을 하다가 직위해제 됐던 울산북구 보건소장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코앞이라고 들었습니다. 사건 한두 개 연속 선상에 대여섯 가지 갑질행위가 있던 것 같은데요, 직원들을 어떤 식으로 괴롭힌 겁니까?

◆정혜원> 지난 2019년 11월 보건소장 갑질에 대해서 조합원들의 제보가 있었고, 지금까지 논쟁을 펼치고 있는 사안인데요. 당시 노조는 보건소 직원들로부터 A4용지 20장 분량의 관련 내용 투서를 제보 받았다고 저희한테 고발을 했었죠. 대표적인 갑질로는 자녀 등하교 운전기사 지시, 자녀 과제를 직원에게 시키기, 본인 입원 시 각종 업무보고를 병원에 오게 하는 등 이런 대표적인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보건소장은 노조에서 주장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일절 그런 적이 없다고 일축을 했었죠. 현재 옆에 계신 강승협 조직부장께서는 여기에 대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상태이고요.

◇조강래> 아, 그렇습니까. 강승협 조직부장께서는 어떤 허위 사실을 이야기하셨길래 고발까지 당하신 겁니까?

◆강승협> 시기적인 상황부터 먼저 말씀드려야 될 거 같은데요. 지금은 조직부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북구지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북구지부장으로서 조합원의 아픔을 좌시할 수 없어 방금 정혜원 기자께서 먼저 설명해주신 자녀 등하교 운전기사를 지시하거나 자녀 과제를 직원에게 시키는 등의 갑질행위를 고발한 것뿐이지 일체의 허위사실은 없었어요. 그런데 본인은 이 모든 것을 부정하기 때문에 허위사실로 주장을 하면서 저를 고발했고, 저만 고발한 것이 아니고 강승협 외 불상의 다수인을 고발한 상태입니다.

◇조강래> 그렇군요. 아무튼, 그 보건소장이 그런 행동을 했다면, 충분히 파면 요건을 갖춘 거 아닌가요? 직위해제로 끝나는 건 아닙니까?

◆정재홍> 일반 청취자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공무원조직 내에서 직위해제라는 것은 징계의 범주에 엄격하게 얘기하면 포함되지 않는 건입니다. 직위해제는 해당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기 현재 곤란하다고 해서 내려지는 조치일 뿐이고 징계는 아닌 거죠. 그리고 이 사건도 마찬가지로 조금 전에 얘기했던 성희롱 사건처럼 피해자와 가해자의 즉각적인 분리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 이후에 혐의사실을 일부 인정해서 중징계 요구를 하면서 직위해제 조치를 북구청에서 한 거고요. 조사완료 이후에 2월 달에 울산시 인사위원회 심의가 있었는데, 울산시 인사위원회 개최 이후로 가장 장시간의 심의를 했다고 합니다. 4시간이 넘는 심의를 했는데, 결국 결론이 안 나고 해당 인사위에서는 울산광역시에 해당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지시를 했고요. 마침 그때 2월 달이라서 2월 20일 정도에 울산지역도 코로나19가 심각사태로 접어들면서 보건소 직원들이 그 업무에 다 집중을 해야 되다보니까 조사가 안 이루어졌고, 최근에 코로나가 좀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5월에서야 조사를 마쳤고, 6월 중에 조만간 인사위가 있을 것으로 저희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보건소 조합원들이 보건소장을 파면이라는 중징계로 다스려 다시는 공직사회에 오지 못하게 해야 된다는 입장을 아직도 견지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오늘 방송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중하게 다루어줬으면 합니다.

◇이태인> 그러면 소장이 복귀하면 사직서 내겠다는 조합이 있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조강래> 조합원이 있다고.

◇이태인> 네, 조합원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 기자님 보기에 분위기가 어떤가요 지금?

◆정혜원> 아무래도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당초 2월, 1차 인사위원회에서 잠정 보류돼서 다시 재개를 하는 거죠, 3개월 만에. 그러다보니까 사건 당시에는 사건 당사자 간에 엇갈린 주장이 좀 오고갔었어요. 당시 인사위원분들께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증거가 없으니까 여기에 대해서 조금 더 고심을 해봐야겠다고 해서 다시 재조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보건소 직원들은 좀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거 관련해서 만약에 복직을 하게 되면 보건소장이랑 또 같이 한 공간에서 일을 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재조사가 시작되면서 자기가 피해자고 피해사실을 이런이런 걸 당했다고 직접 말을 한 거기 때문에 피해자가 조금 더 한정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 있다면 당연히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두렵죠. 나보다 상급자가 다시 또 오는 건 내가 업무 지시로 보복을 당할 위험성도 있고, 이외에 또 다른 더 가해지는 압박이 있을 수 있으니까 보건소 직원들 입장에서는 많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동훈> 네, 알겠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위탁기관 직원들과 구청・군청 공무원들이 괴로워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상관뿐만 아니라 상위기관 갑질도 많이 지적하더라고요. 이것 때문에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일을 그만뒀다'는 증언도 들었습니다. 진짜 충격적인데, 모든 시청 직원이 갑질하는 건 아닐 거예요. 그런데 이들에 대한 비판이 많이 거셉니다. 구조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요?

◆정재홍>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 거 같고요. 공무원은 법률의 테두리 안에 있으니까 법률의 내용을 보자면 지방자치법이나 지방자치에 관한 법률을 보면, 울산광역시가 결코 기초자치단체인 구군의 상위기관이 아닙니다. 법률상으로는 평등한 기관으로 명시를 하고 있지만, 감독기능을 일부 수행하는 건 맞습니다. 감사라던가. 그런데 여러 가지 예산도 배분하다보니까 지방 공무원, 그러니까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은 울산시청 공무원들이 어떻게 다루냐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고, 자료 같은 것도 오늘 요구해서 내일 내라고 한다든지 아니면 아침에 내라고 한다든지 이런 것도 있고요, 최근에 코로나19 관련해서는 울산광역시가 주요 거점 출입구에 열화상카메라를 운영하고, 거기에 직원을 배치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시청 전체가 같이 대응을 해야 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만 일방적으로 배치를 해서 공무원노조 울산지역본부에서 울산광역시에 항의 방문해서 일부 시외버스터미널 같은 경우에는 시청에서 일부 맡기는 했지만, 나머지는 여전히 아직도 구군 공무원이 감당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이뿐만 아니라 마스크 배부. 마스크대란이 일어났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방정부에서 마스크를 구민이나 시민들에게 배분하는 작업에 있어서도 자기들은 물량만 내려주고,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다 배분을 했었습니다. 그거뿐만 아니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도 재난지원금 배분 업무에 관련해서 공무원노조 울산지역본부에서 이것도 똑같이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게 일방적인 부담을 안기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서 시청 공무원도 이 업무에 현장에 배치해서 같이 하자고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은 준비하겠다는 얘기만 하고 아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은 고쳐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강래> 네, 알겠습니다. 저희가 오늘 공무원 갑질 관련 주제로 파워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오늘 주제와 관련해 사전에 여러 사연을 제보를 받았는데요. 제보를 받아 보니 주로 공무원 갑질을 경험한 위탁기관 직원분들이 사연을 주셨습니다. 억울해하는 사연이 수십은 되지만, 시간 관계상 여기서는 한두가지만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태인 해설가께서 첫 번째 사연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태인> '엑셀에서 기호와 수식 수천 개를 지우다 미치는 줄 알았다'는 하소연도 들었습니다. 연락처・계좌번호・주민번호 등에 들어가 있는 하이픈 기호, 빼기 표시라고도 하는데요. 이걸 지우는 게 위탁기관 담당자에게는 제일 흔한 업무라고 합니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 수식이나 기호가 온전히 들어가 있는 양식과 이걸 다 뺀 양식, 두 가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걸 왜 하냐고 물어봤더니 시청 직원들이 자신들 편의를 위해 별도로 요청한다고 합니다.
구시대적 행정 절차를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만만한 위탁기관에게 업무를 떠넘겨버리는 겁니다. 위탁기관 담당자는 슬래시, 하이픈 등 기호를 일일이 지워서 서류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건데, 그 목록에 들어간 인원이 수천 명에 달하면 담당자는 하이픈과 슬러시 수식 공포증에 걸릴 수밖에 없는 거죠. 이 분은 또 '일 년 근무하면서 빼기 표시만 10만개 넘게 지운 것 같다'며 치를 떨었습니다. 130만개 안에서 삭제하는 수식의 숫자는 칸 마다 2개 정도니까 260만개인데요,

◇조강래> 아 그렇게 계산이 되나요?

◇이태인> 수식 1개당 마우스는 2번 클릭하고 백스페이스는 4번 눌러야 해요. 너무 쪼잔해 보이지만, 1,560만 번의 프로세스가 발생하고, 행정력 낭비 수준이 이거 너무 어마어마합니다.

◇조강래> 계산이 아주 치밀하시군요.

◇이동훈> 이런 사례 들으니까 행정에서 늘 말하는 ‘행정 간소화’, 이거 누구를 위한 건가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공무원들 일 편하게 해주려다 보니까 힘없는 위탁기관 직원들이 ‘행정 과부화’에 걸리는 형국인 것 같은데, 어찌 보면 참 사소하고 쪼잔하긴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실무적으로 부당하고 비효율적인 사례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강승협 조직부장님, 이런 문제는 감사원에 고발하는 형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나요?

◆강승협> 저희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감사원에 고발한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보통 민원 처리과정을 보면 중앙정부나 감사원도 중앙정부죠?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해당 지자체에 다시 내려주는 것이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러면 민원 입장에서는 '상위 기관, 상급 기관에서 나서면 다르겠지' 라고 기대하는 입장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중앙부서에 민원을 제기하지만, 오롯이 그거는 해당 기관, 해당 지방자치단체로 다시 내려오게 됩니다. 그러면 조금 전에 내가 어떤 민원을 제기해서 부딪쳤던 해당 공무원과 중앙부처를 거쳐서 다시 만나는 현상이 반복되는 거죠.

◇이동훈>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강승협> 그래서 이건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조강래>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된다. 정 기자께서도 이 부분은 알고 계셨나요?

◆정혜원> 아무래도 이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인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했을 때 일단 기초자치단체가 가진 재원이 되게 작아요. 대부분 울산시랑 매칭해서 사업을 확보해야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또 그 피해는 주민들에게 가게 되는 그런 경우가 발생할 수 있죠. 그러니까 기초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에 놓여있게 되는 거죠. 그리고 한 사업에서만 끝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이 사업을 가지고 또 다른 사업으로 이어지고 다른 사업으로 이어지면서 연속성이 반복되니까 아무래도 시공무원들이 상급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일단 수평적인 관계가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조강래> 상명하복의 관계가 될 수 있죠. 네, 그러면은 말씀하신 김에 해결책은 없을까요? 우리 정기자께서 보시기에.

◆정혜원> 솔직히 이게 너무 만연하다 보니까 딱히 해결책을 한 가지 명시하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따져보면 원인이 기초자치단체가 가진 재원이 작다보니까 재원을 기초자치단체가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게 솔직히 우선적으로 돼야겠죠.

◇조강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우선적으로 되어야 한다?

◆정혜원> 네, 그게 우선적으로 되어야 될 거 같고. 개중에 제가 아는 어떤 고위 공무원분께서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시장이 정치적으로 같은 당인 경우가 되게 많다는 거죠. 그러면 아무래도 시장이 같은 당이면 협조를 해줘야 된다 이런 게 만연한 거 같아요. 기초자치단체장이 일단 시장과 면담을 했을 때 이런 부분은 우리 기초자치단체에서 일괄적으로 할 수 있게 권한을 달라 이렇게 하던가, 이런 부분을 시청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된다. 이렇게 장들끼리의 협업도 이루어져야 될 거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조강래> 네, 알겠습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해야 될 거 같은데요. 오늘도 시간 관계상 마지막 인사는 2부에서 하기로 하고, 1부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세 분의 1부 인사를 듣고 싶으시면 2부로 넘어오시면 됩니다, 청취자여러분. 세 분 계속 자리에 앉아계시면 되고요. 라디오는 끝나지만, 팟캐스트 나울통에서 2부 이어갑니다. 2부에서는 계속해서 세 분과 함께 파워인터뷰와 빠져나갈 구멍 없는 숨통 막히는 질문 천국! Yes or No 인터뷰가 준비되어있습니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과 유튜브에서 나울통을 검색하시면 들을 수 있고요. 그럼, 나울통에서 계속해서 이어가겠습니다.

◇조강래> 저희 울산청년네트워크와 울산CBS는 앞으로 청년의 눈높이로 울산 현안을 다뤄보려 합니다. 여러분 제보와 사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uscbs@cbs.co.kr로 보내주시면 방송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기술에 이창수 엔지니어, 음악에 길기판, 진행에 조강래, 이동훈, 이태인, 조연출에 엄유미, 연출에 김성광 프로듀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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